디자인마일

「브리꼴레르」는 근래의 산물들을 수집하여 작은 연구소와 같은 공간을 구성한 작품이다. 작업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브리꼴레르(le bricoleur, 손재주꾼)라는 것은 ‘도구를 써서 자기 손으로 무엇을 만드는’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작가는 레비스트로스(Claude Levi Strauss)가 언급한 원시시대 문화제작자의 의미를 가져와 과거 미개인이라 생각했던 인류 역시 수집하는 행위가 있었으며, 이러한 행위가 현재 작가 본인이 작품을 수집하고 창작하는 보편적이고 유사한 차원의 행동임을 설명한다. 이것은 즉, 원주민의 신화를 기반한 주술적 사고가 동시에 통시태적 역사의식과 과학적 유추를 하는 우리 현대문명인의 사고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반증하고 있다. 다만 고도로 발달된 산업사회의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현재의 문화적 훈련이 야생적 사고의 보편적 논리를 은폐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따라서 작가는 주술적 사고가 우리 문명인의 사고의 일부이며, 의식하지 못한 가운데 그 안에서 인류의 역사발전이 꽃피우게 된 내제적 사고임을 제시한다. 이렇듯 과학적 인식과 주술적 사고의 중간지점에 위치하는 예술에서 그러한 실존적 질문들에 끊임없이 나타날 수 있음을 고찰한다.